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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

봄맞이 멀칭제거와 이랑만들기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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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의 마지막 날, 봄맞이 멀칭제거를 했다.

밭의 아주 일부에 시험삼아 심은 마늘들이 잘 자라주고 있었다. 그런데 잡초들은 더 잘 자라고 있었다.

마늘심은 밭이 무척 작아서 혼자 작업했음에도 멀칭제거에는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3m 짜리 6개 이랑 뿐이었으나 혼자서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힘든데 혼자 수백평 천평 농사짓는 분들은 오죽할까 싶었다.

작년 가을 마늘 심을 당시 일부 이랑은 멀칭을 하지 않았다.

제주도 밭의 양파, 마늘 같은 것은 멀칭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차였다. 더구나 어디선가 얻어온 멀칭비닐도 넉넉하지 않았다. 애초에 멀칭용 비닐도 아니고 그냥 하우스 시설영농에 쓰는 것이란다. 당시는 막 유기농업기능사로 씨앗을 땅에 심고 물을 잘 주면 싹이 나온다는 아주 기초상식만 배웠던 때라서 그저 소문과 감을 믿고 파종을 했었다.

과연 멀칭을 한 곳과 안한 곳의 차이는 잡초가 성대한가의 차이일 뿐이었다. 오히려 잡초가 적어 양분경합이 없어서인지 멀칭 안한 곳의 마늘이 더 기세 좋게 싹이 힘좋게 솟구쳐있었다. 멀칭한 곳은 싹이 옆으로 퍼져있었다. 잡초는 압도적으로 많아 이것이 잡초밭인지 마늘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보통 3-4월 햇살이 점차 따뜻해지고 냉해의 우려가 가시는 철에 멀칭을 제거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곳은 제주도. 그 곳에서도 바람이 적고 햇살이 많아 겨울에도 삽질조금 하면 바로 더워지는 매우 양지바른 곳이다. 11월만 해도 반팔을 입고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따뜻한 곳인데다 멀칭안한 마늘이 더 잘자란 것을 확인했기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비닐멍칭을 뜯어낸다.

아직 취미로 하는 텃밭농부이므로 가위나 칼로 비닐을 뜯기 보다는 손으로 뜯어내는 방법을 택했다. 멀칭은 처음에 비닐을 덮은 뒤 핀과 돌로 고정시켰는데 이 돌과 핀을 손으로 뽑으면 멀칭을 쉽고 깔끔하게 벗길 수 있다. 자연히 핀은 다음 멀칭 때 재활용할 수 있으니 버리지 말고 모아두자. 멀칭 안하더라도 언젠가 쓸 일이 생길지 모른다.

멀칭제거 작업을 하면서 이랑과 이랑 사이 간격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사진은 고랑에 발을 얹고 멀칭을 제거하는 장면인데 이랑 사이 간격인 고랑이 이렇게 좁으면 멀칭제거를 비롯한 모든 작업이 힘들어진다. 앉기도 서기도 불안한 공간에서 손으로 힘을 주어 작업하는 것은 어렵다.

출처: 네이버검색, 풀뿌리농상 석성수

길이는 다르지만 마늘도 약간의 이랑 간격은 필요하다.

고추는 해충이나 식물병의 위험이 좀 있는편이라 이랑간격을 길게 하는데 마늘은 좀 수월한 편이다.

마늘은 뿌리식물이고 식물자체가 해충이 오지 못하게 호르몬(?)을 내뿜기 때문에 그렇게 이랑 간격을 신경쓸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랑 간격이 너무 좁으면 작업자가 힘들어진다. 사람이 충분히 들어가서 작업할 수 있도록 적어도 30cm 정도는 확보하도록 하자.

멀칭을 벗긴 후의 모습이다.

멀칭을 벗겨보니 잡초가 얼마나 왕성하게 자랐는지 한번에 알 수 있다.

해당 작업 뒤에는 자연히 잡초를 캐내는 작업이 따라오는데 지금 호미가 없으므로 그냥 내버려두자.

다음에 비교를 위해 한 이랑의 멀칭은 벗기지 않았다. 어쩐일인지 이 이랑에는 잡초가 덜 자랐는데 햇빝을 덜받거나 흙의 영양이 부족했거나 하는 이유인듯 싶었다.

11월에 심은 마늘, 2월에는 어디까지 자랐을까?

이제 심은지 3개월이 조금 지났는데 싹과 풀은 났지만 뿌리인 마늘은 별로 자라지 않았다.

사진의 뿌리부분이 많이 비대해지면서 마늘들을 가득 품어야 할 터인데 봄 그리고 여름에는 어디까지 자랄지 기대해보자. 뿌리의 상태를 보니 자리를 잘잡았던 것 같은데 다른 마늘늘도 이렇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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