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에 올리려다 이제야 올리는 한라봉 작업기록이다.
4-5월 다른 사람보다 늦은 시기에 이제야 가지가 초록색이 되어가는 중이다.
3년생 나무라지만 길이도 0.5m 가 안되고 가지도 안생기고 잎도 안생기는 것을 보니 아마 2년 1개월 살았던 나무인가 싶다. 일단 내가 안심었으니 정보가 없다. 3년 정도는 전혀 수입이 안생길 것을 각오하고 있다. 대신 그 3년동안은 많은 경험과 정보를 얻으려는데 일단 그것이라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농협조합원이 아닌 까닭에 이웃 농부의 이름으로 가지치기용 가위를 샀다.
그렇다. 애초에 가위도 없었다. 가진 것은 오직 삽과 장갑 뿐. 텃밭농부보다도 장비가 없다. 앞으로 이런 장비들 사는 것에도 많은 비용이 들 것 같다. 수입은 기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지출만 생기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본래 과실수를 비롯한 나무 종류들은 모두 적과, 적엽, 적심을 해야 한다.
적과는 과일, 적엽은 잎(낙엽), 적심은 가지치기이다. 이 중 적과나 적엽은 아직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다. 잎이고 과일이고 간에 일단 살아만 주어도 고마울 따름이다.
적심은 나무의 기둥되는 주요 가지와 주요 가지에서 파생하는 가지들의 순을 질러서 나무가 위로 생장하는 것을 멈추고 옆으로 가지가 뻗어나가도록 하는 조치이다. 사람들이 농사할 때 나무를 심는 것은 대체로 그 나무의 과일을 수확하기 위함인데 나무가 2m, 3m 씩 위로만 자란다면 수확하기가 힘들것이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수확해야하니 안전문제도 상존한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베짱이사랑방
일반적인 나무들은 자라면서 점차 키가 커지고 반대로 옆가지는 적어지거나 수가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나무의 왜경화작업이나 정아우세 방지 등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더 빠르게 더 높이 나무가 커지게 된다. 이것을 막기 위한 방법중 물리적 방법은 위로 자라는 가지를 잘라주는 것이다.

희한하게 농업용어들은 쉽게 알아듣기 어려운 한자어로 단어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경험하거나 배우지 않는 한 무슨소리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주요 가지를 잘라서 옆으로 향하는 가지가 나오기 쉽게 하는 것을 주경, 주지, 측지 등으로 말을 만드는 것도 그렇다. 이 밖에도 굳이 어렵게 단어를 만드나 싶은 것들도 많이 있다.
주지든 측지든 당장 나무가 살기만 해도 감사한 내 입장에서는 사전에 나오는 이야기는 한가로운 얘기다. 일단 얼마 없는 가지라도 죽은 것은 버리고 죽을 것 같은 애들도 과감히 자르면서 조금이라도 양분이 새 순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사진은 그 소망이 실현된 것으로 수차례의 가지치기 끝에 새 순들이 나오는 모습이다.

반면에 아무리 가지치기를 해도 답이 없는 경우도 있다.
사진의 나무는 가지치기만 몇달을 했음에도 새 순은 커녕 잎파리 하나 나오지 않은 녀석이다. 혹시 이미 죽었나 싶어 흔들어보니 손가락으로 튕겨도 바로 흔들린다.
나무가 쉽게 움직인다는 것은 뿌리가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무리 아기 나무를 심었다지만 묘목을 심은지 3개월이 되는데 뿌리도 못내린다는 건 이 친구는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 차라리 새 나무를 사서 심는 것이 낫다.
역시나 뽑아보니 잔뿌리가 거의 없고 굵은 뿌리도 꽤 짧았다.

가지치기를 할 때는 갈색으로 변한 죽은 가지에서 약간 아래부분. 즉 초록빛이 있는 부분의 일부를 잘라야 한다.
그리고 가지가 갈라지는 부분을 잘라주는 것이 좋다. 바로 이 부분부터 양분이 양쪽 가지로 나뉘는데 한쪽에 양분을 집중해야 살아날 확률이 높다.

출처: 네이버블로그 동구밖과수원길
가지치기 다음 작업은 적뢰. 여기서 뢰는 꽃봉오리다.
열매의 전단계인 꽃봉오리들 중 시들시들하거나 나중에 수확하기 힘든 위치에 있거나 여러 가지로 분산되는 위치에 있거나 하는 등 수확자인 농민의 의도에 따라 꽃봉오리를 손으로 따주는 것이다.
지금의 내 한라봉 상태로 보아서는 적뢰는 고사하고 일단 살아주기만을 바라며 급수(물주기)에만 열중할 따름이다. 아직 농협에 가입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료, 농약 아무것도 없으니 일단 물주기만 잘해보도록 하자.
한라봉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카테고리를 키우고 싶지만 컨텐츠를 만들만큼 무언가 하고 있지 않다. 물주기만 글쓰기에는 너무 심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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